먹고 싶은 걸 찾다가 직접 만든 가게

저는 스무 살에 유학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경상국립대에서 공부를 시작해 대학원까지 6년을 한국에서 지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공부도 말도 아니고 외로움이었습니다.
외로울수록 고향에서 먹던 음식이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학교 앞에서 먹을 수 있는 건 매일 비슷했습니다. 햄버거, 김밥, 부리또, 샌드위치를 돌려가며 먹다 보면 한 주가 지나 있었습니다. 먹는 게 하루의 낙이었던 저는 고향의 맛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태원부터 대구, 대전, 광주, 부산, 안산까지 다녀 봤지만 제가 찾던 맛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친한 대학 친구들에게 나눠줬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는 단골손님들에게 드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인데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먹었습니다. 언젠가 이 맛으로 내 가게를 열어 더 많은 사람과 나누겠다고.
작년에 진주 개양터미널 앞에 그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게 경대케밥입니다. 고기는 할랄인증 사용한 소고기와 닭고기를 쓰고, 주방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요리사가 현지 방식 그대로 굽습니다. 무슬림 유학생도, 케밥을 처음 드시는 분도 같은 식탁에 앉을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현지의 맛은 그대로 두고 호불호는 줄였습니다. 고기를 손질하고 굽는 방식과 재료 구성은 바꾸지 않았고, 처음 드시는 분께 낯설 수 있는 향신료와 소스만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오랫동안 다듬었습니다.
케밥으로 시작해 뉴욕의 라이스보울, 호주의 스낵팩, 미국의 워킹타코까지 세계 어느 길거리에서나 먹는 음식을 이제 진주에서 제 손으로 만듭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고향의 맛이 그리운 유학생에게는 반가운 한 끼가, 매일 같은 점심에 지친 분께는 색다른 한 끼가 되었으면 합니다.
처음이시라면 순한 화이트소스를 권합니다.
— 경대케밥 사장 로한